[정보]생활의지혜

정봉주 미투, metoo 운동 위축의 시작?!

스텟츠 2018. 3. 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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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개요는 대략적으로 이렇습니다.

2018.3.7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 직전 프레시안의 정봉주 성추행 의혹 기사 발표 
지난 2011년 12월 23일 여의도의 렉싱턴 호텔(현 켄싱턴 호텔) 1층의 카페에서 정봉주 전 의원을 만났고 제3자의 이름으로 예약된 카페 내 별도의 룸으로 안내된 후 약간의 대화 시간을 가진 후 포옹을 하더니 갑자기 키스를 하려 했다(성추행 대목)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기사에 나온 만난 시간, 장소 등의 오류(또는 실수)를 지적하는 기사나 네티즌들의 글을 다시 언급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걱정되는 것은 다만 미투운동(#metoo)의 본질이 외곡되거나 자칫 지루한 미투 공방으로 사람들의 피로감만 지속시켜 관심이 멀어지지는 않을까 하는것 입니다.



A. 미투운동은 피해자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들이는 운동입니다.

미투운동은 피해자가 본인의 신상을 밝히며 당당하게 가해자의 가해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A씨 B씨 실명을 가려가며 기사에 나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화제의 중심에 가져다가 놓는 활동이 아닙니다. 이는 기존의 익명 제보와 다를것이 없으며 미투=이슈 처럼 인식될 여지를 만들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B. 미투는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하는 다수의 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metoo는 '나도 아픔을 가지고 있다' 를 알리는 것이며 시민들의 metoo는 '당신의 아픔을 공감하며 용기를 주고싶다' 는 응원을 말합니다.
단지 가해자의 신상만 노출된 metoo는 '쟤가 그랬대?' '어디서 만났대?' '어딜 만졌대?' 정도의 관심과 호기심 재생산 이외에는 어떠한 사회적 정화 기능도 포함하지 않습니다.


C. 허위 제보를 양산할 수 있습니다.

metoo 운동으로 제2의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릴 용기를 만들어 줌과 동시에 이후 발생할 제3의 피해자를 예방하는것도 미투운동의 본질 입니다.

나아가 사회 전체가 발전하고 낡고 썩은 부분의 고름을 짜내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자칫 언론이나 익명성 뒤에 숨은 미투운동은 #metoo 가 아니라 #youtoo '너도한번 당해봐라, 아님말고.' 수준을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D. 모든 본질을 흔들 수 있는 거짓 metoo

단 한건이라도, 단 한명의 증언이라도 거짓으로 밝혀질 경우 기존의 모든 미투, 앞으로의 모든 미투 운동의 발목을 잡는 사건이 될 수 있습니다.
거짓과 진실 공방 자체도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하물며 거짓 미투의 사례가 될 경우 추후 발생할 모든 metoo 사건의 '변호 사례' 가 될수도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번 사건도 지난 00이 처럼 가짜제보 아냐?" "000이 하는 공작 이라던데?" "이번에도 기억이 잘못된거라고 둘러대려고?" 정도의 사회적 반응이 나오는 순간 metoo 운동과 유사한 모든 활동 (공익 제보나 차별,부당에 대한 소신발언 등) 들은 위축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또한 많은 포스팅에 밝혔듯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관심이 떨어지는것을 원치않는 시민중 한명 입니다.
정봉주 전 의원의 기자회견문 말미에 밝히듯 미투 운동을 포함한 모든 성폭력이 이로인해 위축되지 않기를 바라며 확실한 다수의 피해자가 있는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와 상관없는 조사 및 처벌 그리고 가해자의 사회적 활동 금지가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이하 기자회견문 원문 입니다.


2011. 12. 23. 저는 렉싱턴 호텔 룸을 간 사실이 없고, 렉싱턴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도 없습니다. 따라서 렉싱턴 호텔 룸으로 A 씨를 불러서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1. 저는 A씨를 위 기사와 같이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2. 저는 2011. 12. 23. 렉싱턴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이 없습니다. 저는 이 날 A씨만이 아니라 그 어떤 사람과도 렉싱턴 호텔 룸에서 만난 일이 없습니다. 

 

3. 위 기사에는 2011. 12. 23. 어느 시간대에 호텔 룸에서 저를 만났는지도 특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래 정리한 2011. 12. 23. 무렵 제 행적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이 날 A씨를 렉싱턴 호텔 룸에서 만날 시간 자체가 없었습니다.

 

○ 제 사건에 관해 2011. 12. 22.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었습니다. 당일 검찰이 제게 1차 출두요구를 하였습니다.  

 

○ 저는 2011. 12. 22.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나는 꼼수다” 방송을 녹음하고 멤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 검찰은 제게 2011. 12. 23. 오전 10시까지 출두하라는 내용의 2차 요구를 하면서, 수사관 5명을 제 자택으로 파견하였습니다. 이러한 긴박한 상황에 저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오전에 민변 사무실을 방문하여 변호사들과 회의를 하고,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 그런데 바로 이 날 어머니가 쓰러지셔서 하계동 소재 을지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저는 오후에 민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계신 을지병원으로 바로 이동해 어머니를 뵈었습니다.  

 

○ 이 무렵 검찰은 저에 대한 강제 구인을 계속 시도하고 있었는데, 결국 최종 출두 일자를 12. 26. 오후 1시로 확정하였습니다. 한편 이 사실은 제게 통지되기 전에 먼저 언론에 보도되었고, 저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고 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후 저는 계속되는 강제 구인 등 검찰의 이례적인 태도에 분노하는 한편 두려운 마음도 있어 주로 “나는 꼼수다”멤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들과 같이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중 늦은 오후 명진스님이 찾아 와 손수 쓴 글 “탈옥하라 정봉주”와 책, 편지 및 염주를 주고 간 사실도 있습니다. 이후 저는 “나는 꼼수다”멤버들과 인근 고기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최00이 그 날을 전후해 저와 동행하였고, 제 사진을 수시로 촬영하였습니다. 

 

○ 또한 저는 언제 강제 구인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혼자서 누군가를 만나러 갈 여유가 없었고,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위와 같이 저는 2011. 12. 23. 여의도 렉싱턴 호텔 룸에서 A씨를 만난 사실이 없습니다.  

 

4. 성추행 주장 이외에도 위 기사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A씨는 신문 등에서 시민들에게 큰절을 하는 사진을 보고 시민들이 제가 이중적인 사람인지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시민들에게 큰 절을 한 것은 2011. 12. 22. 대법원 앞에서 형이 확정된 때였으므로,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 2011. 12. 23. 이전입니다. 따라서 A씨가 저를 이중적인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었다는 계기들은 실제 사실과 어긋나고, 시간상 앞뒤도 맞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부수적인 것으로 사안의 본질은 아니겠지만, 기사의 신빙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할 것입니다.  

 

5. 마지막으로 입장표명이 늦어지게 된 경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명박 저격수로서 BBK사건의 진실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얼마 전까지 피선거권이 10년간 박탈되어 정치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이명박의 범죄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어, 제게 다시 정치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지난 시간의 억울함을 딛고 서울시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꿈을 선언하기 직전, 이번 기사가 보도된 것입니다. 이미 이명박 정권에 의한 정치적 음모에 시달려온 제 입장에서, 이번 보도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제 입장 표명이 늦어져,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습니다. 이 보도로 인해 받은 충격이 어마어마해서 헤어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는 점 이해주시기 바랍니다. 

 

6. 저는 미투 운동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러한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이번 프레시안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미투 운동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투 운동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모든 종류의 성폭력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최선을 다해 이를 지원할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국민과 지지자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마음가짐을 다잡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게 처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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